치매(dementia)
1. 정의 및 임상양상
치매는 뇌의 질환 또는 손상과 관련하여 의식장애가 없이 기억장애를 포함하는 다양한 인지기능의 장애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하며, 치매는 대뇌반구 특히 대뇌 피질(cortex) 및 해마(hippocampus)를 침범하는 미만성 질환(diffuse disease)에 의해 나타나는 지능(intellect), 행동(behaviour) 및 성격(personality) 등의 점진적 황폐화(progressive deterioration)를 의미한다.
즉 치매는 어떤 질환 자체라기 보다는 어떤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일종의 증세(symptom)이다.
인지기능의 장애에는 기억력, 지남력, 시․공간 인지력, 판단력, 추상적 사고력, 실행능력 및 언어능력의 장애 등이 속하며, 치매환자는 이러한 다양한 인지기능의 손상으로 인해 일상생활 및 사회적․직업적 기능의 저하를 겪게 된다. 기능장애의 초기에 환자는 병식이 있으며, 따라서 기능장애를 보상하기 위한 노력으로 메모를 열심히 하거나, 면담자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농담 등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노력은 상황에 부적절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인지기능의 장애는 정상적 노화과정에서도 동반되지만, 치매의 경우 이 과정이 촉진되어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일부 가역적일 수도 있으나 대개는 비가역적 혹은 진행성이다. 우울증, 이유없는 울음이나 웃음, 쉽게 흥분함, 정신병적 상태(피해망상, 환각), 인격의 변화(본래 성격의 강화, 무감동, 폭력성) 등 다른 정신과적 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신경학적 증상으로는 국소 신경학적 증상, 경련 및 근간대myoclonus, 유아기 반사의 재출현이 나타날 수 있다. 내과적 용어를 차용하면 만성 뇌부전(chronic brain failure)이라 할 수 있다.
치매에 잘 동반되는 현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기술된 바 있다.
․① 파국반응 catastropic reaction: 치매환자가 스트레스하에서 자신의 인지기능 손상을 자각하게 되면 심한 초조감을 보이게 되는데 이를 Goldstein은 파국반응이라 불렀다.
② 일몰증후군 sundowning syndrome : 치매환자는 소량의 향정신성 약물-특히 벤조대아제핀계의 약물-투여 또는 외부자극의 감소에 의해 의식수준의 저하 및 운동실조를 나타내는 수가 있는데 이를 일몰증후군이라 한다. 임상적으로 낮에는 비교적 명료하지만 밤에 혼란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치매는 어떤 연령에도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장년층 및 노년층에 더 빈번하며, 보고에 의하면 인구 10만명당 187명의 발생빈도(incidence)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가 65세 이하에서 나타나면 전노년기 치매(presenile dementia)로 명명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구분은 인위적인 것으로 어떤 특정한 발병원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치매 섬망(delirium)에 연관되어 나타나는 증세와 때로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섬망은 독성(toxic), 대사성(metabolic), 감염성(infectious) 원인에 의해 의식수준에 장애가 있으면서 환각(hallucination), 자율신경계 과다흥분(autonomic overactivity)등이 동반되는 일종의 급성 대뇌 기능장애이다. 따라서 의식수준이 거의 정상 수준을 보이는 치매와는 전혀 다르다.
2. 역학
치매는 연령의 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즉 65세 이상인구의 15%가 가벼운 치매이며 5%가 심한치매이나 80세 이상 인구에서는 20%정도가 심한 치매로 추정된다.
3. 원인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 50~60%, 혈관성치매 : 15~30%, 약물 및 독소, 두개강내종괴:종양 및 농양, 저산소손상, 물리적손상, 정상압수두증, 영양결핍(비타민B₁비타민B₁₂엽산folic acid, 신경변성질환 : 파킨스병, 헌팅턴병, 피크병, 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감염 : HIV(AIDS), prion(Creutzfeldt-Jakob병), 매독, 기타 세균성 및 바이러스성 뇌염-수막염, 전신성대사이상:감상선, 부신기능장애, 간 및 신부전, 자가면역 및 탈수초질환: 전신성홍반성루푸스 SLE, 다방성경화증 multiple sclerosis Behcet병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가장흔한 것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이며 다음으로는 혈관성 치매이다. 일차적으로 신경계 변성을 일으키는 질환에 의한 치매의 하나로서 Diffuse Lewy body disease를 들 수 있다. 조직학적으로 특이한 루이체Lewy body가 관찰된다. 임상적 특성은 알츠하이머병과 비슷하나, 망상을 동반한 환청이나 환시, 인지기능장애의 심한 변동, 추체외로증세의 동반이 특징이다. 다음으로는 치매의 0~5%를 차지하는 피크병(Pick’s disease)이 있다. 전두엽 및 측두엽 부위의 위축이 심하며, 조직학상 뉴런의 소실, 신경교증등이 관찰된다. 남성에 흔하며 가족력이 있는 수가 많다. 수행능력장애, 다른 증상이 없는 실어증 등이 두드러진 경우가 많고, 초기에 심한 성격변화나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며, Kluver-Bucy 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진행하여 전반적인 인지기능장애가 두드러지게 되면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종 감별진단은 사후 부검에 의한다. 뇌CT나 MRI에서 나타나는 전․측두엽 위축 및 PET에서 보이는 전두엽대사의 저하 소견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기저핵(caudate and putamen)에 일차적으로 변성을 일으키는 헌팅턴병도 정신증, 우울증, 성격의 변화 및 피닐하 치매를 일으키고, 정신운동 지연, 복잡한 업무수행의 곤란 등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언어와 기억은 보존된다. 뇌간 흑질의 도파민성 뉴런이 파괴되는 파킨스병도 진행되면 20~30%에서 치매가 나타난다. 우울증의 동반도 높다. HIV, 뇌외상, 뇌감염, 뇌종양, 전신질환 및 대사장애 등도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만성알코올중독, barbiturates ․ bromide ․ 중금속 등의 장기적 노출도 치매를 유발 할 수 있다.
4. 임상경과(CLINICAL COURSE)
치매는 여러 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들 개개 원인에 따라 치매의 진행 속도도 다르다. 즉, Alzheimer씨 질환인 경우 치매는 수년에 걸쳐 매우 서서히 진행되며, 뇌염(encephalitis)에 의한 치매는 수주에 걸쳐 비교적 빠르게 진행된다. 또한 뇌혈관 질환에 의한 치매현상은 뇌졸중이 반복적으로 발생됨에 따라 점차 뚜렷해진다. 물론 이상의 모든 치매증세는 환경의 변화(change of environment), 동반된 감염증(inter-current infection), 수술(surgical procedure) 등에 의해 다소 촉진되는 경향을 나타낼 수 있다.
5. 치매증세의 진전과정(DEVELOPMENT)
가. 점차 내성적(introspective)으로 변하며, 자기 자신을 확신하지 못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가 치매현상, 우울증 등과 구별이 어렵다.
나. 직장 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병식은 아직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다. 병식(insight)상실, 행동의 변화, 억제력(inhibition)이 상실된다.
라. 장기적 간호가 필요하다. 항상 보호해야 한다.
마. 무언어(mutism), 소대변 실금(incontinence), 사망(death)등에 이른다.
6. 치매의 분류(CLASSIFICATION)
가. 원인적 분류
1) Alzheimer씨 질환
2) 뇌혈관성(cerebrovascular)-다발 뇌경색성 치매, Binswanger씨 질환
3) 신경퇴행성(neurodegenerative)-Pick씨 질환, Huntington씨 질환, 파킨스씨질환
4) 감염성(infectious)-Creutzfeldt-jakob씨질환, HIV감염증, 바이러스성뇌염, 점진적 다발성 백질뇌병증(PML)
5) 정상뇌압 수두증(NPH)
6) 영양성(nutritional)-Wernicke-Korsakoff씨 증후군, 비타민B₁₂부족증, 염산(folate)부족증
7) 대사성(metabolic)-간장질환(hepatic disease), 갑상선 질환(thyroid disease), 부갑상선 질환, Cushing씨 질환
8) 만성염증성(chronic inflammatory)-교원성 질환 및 혈관염증,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9) 외상(trauma)-두부손상(head injury), 타격 혼란(punch drunk)증후군
10) 뇌종양(tumour)-전두엽하 수막종(subfrontal meningioma)
원인적 발생빈도(incidence)는 Alzheimer씨 질환이 가장 빈번하여 약60%에 달하고, 뇌혈관 질환에 의한 경우가 20%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치매 진단이 내려지면 진료에 대한 적극성을 잃는 경우가 많으나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치매를 일으킨 치료가능한 원인(tretable cause)을 찾아내기 위해 적극적인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전체 치매환자의 10~15%는 원인적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실시함으로써 회복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7. 병력청취 및 임상적 진찰(HISTORY AND CLINICAL EXAMINATION)
가. 병력청취(History taking)
환자 본인 또는 가족을 통해 다음 사항에 대해 자세한 병력을 청취한다.
지적기능 저하의 속도, 사회활동의 장애 여부 및 정도, 일반적 건강 및 기타 질환(예:뇌졸증, 두부손상), 영양상태(nutrition), 약물복용(drug history), 치매의 가족력 여부.
나. 임상진찰(Clinical examination)
일반적 진찰 및 신경학적 진찰을 구체적으로 실시한다.
1) 지적기능 평가를 위한 질의서 : 연령, 출생지, 생년월일, 출신학교, 날짜, 지금이 몇 시, 3단계로 된 명령어 이행, 읽은대로 수행, 물건의 이름, 구성을 모방하기, 계속7씩 빼기.
2) 지적기능(intellectual function) : 기억력(memory), 추상적 사고(thought), 판단력(judgement), 특수 고위중추기능(specific higher cortical functions)
3) 신경학적 진찰(neurological examinations) : 국소적 신경학적 이상(focal neurological deficit), 불수의적 운동(involuntary movement), 가성구마비(pseudobulbar palsy), 원초적반사(primitive reflexes)
8. 치매를 일으키는 각종 질환(SPECIFIC DISEASES)
가. Alzheimer씨 질환(Alzheimer Disease)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 중 가장 흔한 원인이 Alzheimer씨 질환이다. 45세 이전에는 거의 발생되지 않으나 50대를 지나면 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된다. 가족내에 유전적 요인을 보이는 Alzheimer씨 질환도 종종 관찰된다.
1) 병리소견(pathology)
(1) 신경반(neuritic plaque) : 신경세포외(extracellular)복합체 병변으로 신경반 중심부위에는 아밀로이드(amyloid)물질이 특징적으로 모여있으며, 주위에는 필라멘트(filaments)들이 밀집되어 있다. 이와 같은 병변은 해마(hippocampus), 두정엽(parietal lobes)에 매우 뚜렷하다.
(2) 신경원 섬유농축(neurofibrillary tangle) : 신경세포내(intracellular)병변으로서 신경핵 근처의 원형질내에 실타래 모양의 단백질이 주로 추체신경세포(pyramidal cells)내에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3) 신경세포의 소실 : 신경세포의 소실에 따라 상부 및 중부 측두엽에 뇌위축(brain atrophy)현상이 매우 뚜렷하다. 피질하 부위(subcortical origin)에서 유래하는 콜린성 투사(cholinergic projection)들도 침범한다.
2) 진단(diagnosis)
Alzheimer씨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는 기억력 상실, 판단력 약화 등 지적기능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가능한 원인들을 배제함으로써 Alzheimer씨 치매를 진단한다.
최근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물질이 피부 및 장(intestine)에서도 밀착된다는 점이 밝혀졌으며, 따라서 이들의 조직 생검을 통해 진단적 표지(diagnostic marker)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진단과정에서 몇 가지 신경해부적 검사들이 시행된다. 예를 들어 뇌 전산화단층촬영술(brain CT)은 뇌경색, 뇌종양 등 병변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조적 검사로 임상에서 널리 응용된다.
3) 발병원인(causation)
발병원인은 뚜렷치 않다. 임상적으로 Down씨 질환과 깊은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유전성인 경우 염색체(chromosome)21에 발병인자(disease locus)가 위치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분자생물학 및 면역학적 기법으로 콜린성(cholinergic)신경전달물질, 아밀로이드 물질 등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4) 치료(treatment)
발병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원인적 치료는 가능하지 않다. 최근 피소스티그민(physostigmine)과 같은 항-콜린에스터레이즈(anticholinesterase)약물의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가 수행되고 있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보조적 요법으로 치매 환자를 위한 특수 크리닉 및 물리치료가 필요하다.
나. 다발성 뇌경색 치매(Multi-infarct dementia, MID)
다발성 뇌경색 치매는 동맥경화성 치매(arteriosclerotic dementia)와 함께 뇌혈관 질환에 의해 야기되는 대표적 치매성질환이다. 반복되는 뇌졸중 증세에 따라 점차적으로 치매현상이 뚜렷해진다. 신체 질환(systemic disease), 고혈압(hypertension), 당뇨 등 뇌졸중 위험요소(risk factors)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diagnosis)은 비교적 어렵지 않다. Alzheimer씨 질환을 동반하고 있을 경우에도 다발성 경색성 치매 진단을 쉽게 내리는 경향이 있다. 병력청취에서 반복되는 뇌졸중 증세와 더불어 지적기능의 현저한 감소와 함께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등에서 다발성 뇌경색 소견이 관찰되면 일단 “다발성 뇌경색치매(MID)”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가능한 치매 원인을 배제하여야 한다.
치료(treatment)는 뇌경색 치료법에 준하며, 뇌경색 위험요소를 교정하고 혈소판 응집억제 등을 투여하며, 특히 혈압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다. Pick씨 병(Pick’s disease)
Pick씨 병은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전체 치매의 약5%를 차지한다. 대개는 산발성으로 발병되며 40~60세 사이의 여성에게 빈번하다. 임상적으로는 전두엽 기능이상이 뚜렷하며, 무감정(apathy), 주도력 상실(loss of initiative), 성격변화(personality change) 등을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CT검사에서도 전방뇌의 저관류(anterior hypoperfusion)가 관찰된다. 병리적으로는 전두-측두엽 대뇌 피질의 신경세포에 은친화성 봉입체(argyrophilic inculsion body)가 특징적으로 발견된다. 특이한 치료 방법은 없으며 대개 발병후 2~3년 이내에 사망한다.
라.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primary progressive dysphasia)
우성(dominant)대뇌의 실비우스 주위(perisylvian)에 신경위축이 특징적 소견이다. 진행성 언어장애가 나타나고 수년 이후에는 전반적 치매(generalized dementia)에 빠진다. 병리적으로 비특이적 신경세포 소실 및 스폰지 형태의 변화를 나타내어 Alzheimer씨 질환과 구별된다. CT검사상 국소적 위축이 관찰된다.
마. AIDS 치매복합(AIDS dementia complex)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환자의 약70%에서 AIDS 치매복합(dementia complex) 형태로 치매 증세를 나타낸다. 이들 환자들에서 치매 증세를 일으키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으나 AIDS바이러스, 면역학적 기전, 또는 알려지지 않은 어떤 병인(pathogen)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치매의 임상 및 병리적 소견은 피질하(subcortical)유형으로 MRI 검사상 백질의 T2 signal이 증가된 소견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목적으로 지도뷰딘(zidovudine, AZT)약물이 실험적으로 임상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치매의 진행이 멈추거나 부분적으로 치매를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 대사성 치매(Metabolic dementia)
일반진찰을 통해서 치매환자가 갖고 있는 전신질환(systemic disease)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B₁₂부족증일 경우 척수의 아급성 퇴행성병변(subacute combined degeneration)뿐 아니라 치매(dementia)도 흔히 동반한다. 알콜중독 환자에서는 Wemicke-korsakoff 증후 및 만성 경막하 혈종(chronic subdural haematoma)등에 연관되어 종종 치매가 발견된다.
사. 정상뇌압 수두증(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
정상뇌압 수두증(NPH)은 글자 그대로 수두 현상(hydrocephalus)이 있으면서 뇌척수압은 정상 범위 소견을 나타내는 병변으로, 임상적으로는 치매(dementia), 보행장애(gait disturbance), 요실금(urinary incontinence)등을 특징적으로 한다. 수두증 병변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분명한 선행요인(preceding cause)에 의해 수두증이 발생되는 경우와 둘째, 선행요인이 분명하지 않은 원발성(idiopathic)기전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이다. 중요한 선행질환으로는 지주막하출혈(SAH), 뇌막염(meningitis), 외상(trauma), 방사선치료(radiation)등이 있으며 이들 질환에 의해 뇌압이 상승된 경우는 정상뇌압 수두증(NPH)과 구별된다.
1) 병인(aetiology) 및 임상양상
발생기전은 분명치 않으나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즉, 어느 시점에 정상적인 뇌척수액 흐름이 장애를 받게 되어 뇌실압력(intraventricular pressure)이 상승되며 뇌실(ventricle)이 확장되는 과정이 진행된다. 연이어 이에 따른 보상기전에 따라 뇌척수액 압력은 정상범위로 떨어지며 확장된 뇌실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상뇌압 수두증에서 나타나는 주요 임상증세들은 다음과 같다.
-치매(dementia) : 확장된 뇌실에 의해 전두엽이 압박되며 이차적으로 뇌혈류가 감소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한다.
-보행장애 및 추체로(pyramidal) 증상 : 하지로 향하는 대뇌로부터의 운동섬유가 뇌실 옆을 감아도는 과정에 압박을 받음으로써 발생되는 것으로 설명된다.
-요실금(incontinence) : 부중심 소염(paracentral lobule)근처에 위치하는 소변, 대변 조절중추가 압박되어 기능 이상이 초래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2) 진단(diagnosis)
앞서의 특징적 임상 양상과 전산화 단층촬영 등 신경해부학적 영상법을 통해 진단한다. 특히 CT촬영에서 측뇌실(lateral venticle)이 제Ⅲ, 제Ⅳ뇌실에 비해 더 확장되거나 뇌실주위의 저음영을 동반할 수 있다. 그러나 피질구(cortical sulci)등은 정상범위에의 소견을 보인다. 전체적인 뇌위축에 의한 이차적 영향으로 측뇌실이 확장된 Alzheimer씨 질환과는 뚜렷이 감별된다. Alzheimer씨 질환에서와는 달리 정상뇌압 수두증(NPH)은 뇌척수액 단락(CSF shunting)치료법을 통해 어느정도 호전된다.
3) 단락수술법(Shunt operation) 및 검사(lnvestigations)
정상뇌압 수두증(NPH)에서는 단락수술법(shunting operation)이 효과적이며, 적응증을 평가하기 위하여 다음의 검사법을 실시한다.
-동위원소 뇌조조영술(isotope cisternography):경부 지주막하 공간(subarachnoid space)을 통해 동위원소를 주입하며 이때 정상인에서와 같이동위원소가 대뇌반구 전체로 퍼지지 않고 뇌실 속으로 모여드는 경우 단락수술법을 고려할 수 있다.
-뇌척수액 주입 검사법(CSF infusion studies):뇌실 또는 요추막(lumbar theca)을 통해 액체(fluid)를 주입한 후 뇌압의 반응을 조사한다. 뇌압이 상승되면 수술법을 고려한다.
-뇌CT촬영:뇌실확장 정도를 평가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뇌위축이 심한 경우 뇌실과 피질구(sulci)가 동시에 확장되며 뇌위축이 심할수록 단락수술법에 대한 효과는 불량하다.
-24시간 뇌실압 측정법(24 hour intraventricular monitoring):24시간 뇌압 측정에서 약5%이상 베타(beta)파장이 관찰되면 단락수술이 정용된다.
4) 단락수술 및 예후(operation and prognosis)
정상뇌압 수두증 환자에서 단락수술을 통해 양호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믿을만한 검사 소견은, CT촬영상 뇌실주위 저음영(periventricular lucency)소견과, 24시간 뇌실내압 측정법에서 5% 이상 beta 파형이 관찰되는 소견이다. 수술방법은 뇌실-복강단락(ventriculo-peritoneal shunt)또는 뇌실-심방단락(ventriculo-atrial shunt)등의 방법이 응용된다.
아. 외상(Trauma)
심한 외상후 지적기능이 감소되는 현상을 매우 흔하다. 특히 노약자의 경우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만성 경막하혈종(chronic subdural haematoma)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치매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 정상뇌압 수두증(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
소위 “punch-drunk 뇌병증”(dementia pugilistica)은 계속적인 뇌외상이 축적됨으로써 초래되며 아마츄어 및 프로 복싱선수들에게 다 같이 나타날 수 있다. 임상증세로는 구음장애(dysarthria), 실조증(ataxia), 추체외로 증상(extrapyramidal signs) 및 치매등 지적장애 현상이 뚜렷하다. 이와 같은 병변은 일반적으로 점차 진행되며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 뇌종양(Tumors)
뇌종양이 있을 경우 초기 임상증세로 치매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환자가 지능저하 증세를 나타낼 경우 뇌종양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론 발생빈도는 매우 낮으며 전두엽 등 특별한 위치에 발생한 종양일 경우 더 뚜렷하다. 즉 전두엽 종양(frontal lobe), 전두엽하 종양(subfrontal tumor), 제Ⅲ뇌실 종양(Ⅲ ventricle tumors), 뇌량 종양(corpus callosum tumors) 등이 있을 경우 치매 현상은 매우 특징적이며, 이런 뇌종양 환자의 대부분(50~70%)에서는 정신적(mental)또는 행동변화(behavioural change)가 동반된다.
최근에 치매증세(dementia)가 점차 진행되며 신경학적 진찰상 후각소실(loss of smell), 안신경 위축(optic atrophy)등의 소견이 관찰된다면 전두엽하 종양의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인지기능 장애가 전신 악성종양의 비-전이성 합병증(non-metastatic complication)증세의 하나로 나타날 수 있다.
-치매는 다음과 같은 광범위한 퇴행성신경계 병변에서 하나의 임상증세로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헌팅톤무도병(Huntington’s disease)
△범발성 Lewy body 질병(diffuse Lawy body disease)
△운동신경원 질환(motor neuron disease)
△진행성 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차. 치매의 진단적 접근(DEMENTIA DIAGNOSTIC APPROACH)
신경학적 진찰상 지적장애가 매우 뚜렷하지는 않으나 분명히 이상이 있을 경우(early dementia), 임상심리 전문가(clinical psychologist)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뿐만아니라 신경심리 측정법(neuropsychometric testing)은 실제 치매와 가성치매가 어떠한지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 임상에서 널리 사용된다.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치매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적절한 검사를 실시하여 치료 가능한 치매(treatable dementia)의 원인, 즉 영양부족성, 감염성, 대사성 및 구조병변적 요인들을 확인하도록 노력한다.
이상은 임상신경학 3판에서 발취함.